2017.05.15 13:00
그 동안 미루어 오던 사군자 중 대나무를 연습해 보았다.
梅-蘭-菊-竹 순으로 국화까지 대충 공부하고 마음이 내키지 않아
미루어 오던 대나무 그리기를 시도했다.
우리 선조들이 무척이나 좋아하고, 시인 묵객들이 자주 노래한 대나무를
그릴 엄두가 나지 않아 차일 피일 미루어 왔었다.
내가 대나무를 그려보려 한 것은 고문진보를 읽다 소동파의 녹균헌(綠筠軒)
읽으면서 대나무를 그려야 되겠다고 생각했다.
녹균헌 (綠筠軒) -- 푸른 대나무의 추녀 -- 蘇東坡
가사식무육 -- 可使食無肉 --- 식사에 고기가 없는건 괜찮아도
불가거무죽 -- 不可居無竹 --- 거처에 대나무가 없을 순 없네.
무육영인수 -- 無肉令人瘦 --- 고기가 없으면 사람이 야위지만
무죽영인속 -- 無竹令人俗 --- 대나무가 없으면 사람이 속되게 되네.
인수상가비 -- 人瘦尙可肥 --- 사람이 야윈 것은 다시 살찌게 할 수 있지만
속사불가의 -- 俗士不可醫 --- 선비가 속된 것은 고칠 수 없네.
방가소차언 -- 傍人笑此言--- 사람들은 내 말 비웃어 말하지
사고환사치 -- 似高還似癡 --- 고상한 것 같지만 실은 어리석은 생각이라고 한다.
약대차군잉대작 -- 若對此君仍大嚼 --- 대나무를 즐기면서 고기가지 마음것 먹을 수 있다면
세간나유양주학 -- 世間那有楊州鶴 -- 어찌 세상에 양주학이란 말이 있으리.
소동파는 소자첨, 소식으로 널리 불리운다. 동파라는 호를 가지게 된 것은
유명한 <적벽부> 라는 작품 때문이다. 그 지방의 동파라는 곳에 살았기 때문에
동파(東坡)라는 호를 가지게 되었다. 7세에 책을 읽고, 10세에 문장을 썼다고 한다.
근 북송시대의 정치인, 시인, 문장가이며묵객으로써 특히 대나무 그림을 즐겨 그렸다고 한다.
그의 묵죽(墨竹) 중엔 붉은 대나무 -- 朱竹畵가 유명하다.
전해오는 이야기는 대충 이렇다.
어느날 한 사람이 자첨선생에게 대나무 그림을 그려 달라고 했다.
마침 갈아 놓은 먹이 없어 첨삭용 붉은 염료로 대나무를 그려 주었다.
그림을 받은 손님왈 --세상에 붉은 대나무가 어디 있습니까?
불만스러워하며 손님이 투덜거렸다.
동파왈 -- 그럼 세상에 검은 대나무는 어디있습니까?
손님은 껄껄 웃으며 돌아 갔다.
붉은 대나무 그림을 걸어 둔 그 사람의 집에 경사가 생기기 시작했다.
자식이 없던 집에 아들을 낳게 되었고, 사업도 융창하여 거부가 되었다.
이 소문이 온 지방에 퍼져 너도 나도 소자첨의 朱竹畵를 얻으려 줄을 섰다.
붉은대나무는 경사스런 것으로 여겨졌다고 하니
나도 한 번 붉은대나무를 그려봐야 겠다고 ....
연습에 연습을 거듭해 본다.
자식들에게 붉은대나무나 한그루씩 그려 줄까보다.
ㅎㅎㅎㅎ
-- 오우가 五友哥 -- 윤선도
나무도 아닌 것이 풀도 아닌 것이
곧기는 누가 시키며 속은 어이 비어 있는고.
저렇고도 사철 푸르니 나는 그를 좋아 하노라.
사군자대나무-덕과 복을지닌 대나무
사군자중에서 대나무는 눈이오나 비가오나 세찬 눈보라가 몰아닥쳐도 그 푸르름을 간직하고 변함없는 사군자대나무를 나는 좋아한다. 조선시대 순조의 국구로 세도정치의 초석을 열었던 "풍고 김 조순"은 대나무가 가진덕을 다섯가지로 말하고있는데
첫째는 속이 비어 통하였다.
둘째는 강한 재목이된다.
셋째는 몸이 곧은 것이며,
넷째는 마디가 없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며,
다섯째는 색이 변치 않는것이다.
또한 대나무에는 두가지 복을 더해서 하나는 오래산다는것이고,
두번째는 무리가 번성한다는것이다.
이에 군자가 대나무에서 구하는것이 있으며 대나무를 담고자 했다.
풍고 김 조순은 대나무를 다섯가지의 덕성과 두가지 복을 겸비하여
군자의 덕성과 복을 모두 갗춘 존재로 칭찬하였다.
두가지의 복은 장수와 자손의 번창이라는 뜻을 상징하지만,
이 역시 군자가 갗추어야할 덕목중의 하나로 간직하면서
사군자 대나무의 군자적 풍모와 덕성을 강조하고 있다.
( 대나무 사군자 박철우선생 글에서 발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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