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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의 선물

2014.12.13 18:09

귀담 Views:39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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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의 선물



시간은 돈이다


일흔의 고갯길에서 되돌아보는 지난날들.


지금껏 한 번도 바라본 적 없는 방식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낯선 이곳에 온지 어언 30년. 내 인생의 가장 젊은 시절이다.


어렵고 고달픈 일 생길 때 마다 돌아가고 싶은 고향.


그 곳엔 성묘할 조상이 있고, 벗과 친인척들이 있어 위로 받을 수 있는 곳.


그러나 세상 어딘들 호락호락한 곳 있겠는가.


누구나 시간이 짜는 세월의 굴레를 비켜갈 수 없다.


세월의 칼날에 상처 받고, 허물어지는 인생.


시력이 약화되고, 기억력도 가물거린다.


언제부턴가 주위 사람들이 할아버지라 부른다.


충격적인 호칭이다.


평생을 함께한 마누라도 <여보>라는 호칭 대신 갑자기 <영감>이라 부른다.


그 누구도 세월의 공격에 비껴 갈 수 없다.


배구경기에 <시간차 공격>이라는 것이 있다.


세월의 시간차 공격에 나는 속수무책이다.


인간은 시간의 공격에 굴복할 수밖에 없는가.


아~ 슬프다.




시간은 나를 여물게 하는 도구다.


내가 시간을 끌고 가자.


어떻게 해야 하나?


하루 24시간이란 몸체를 가진 희한한 이 괴물의 속성을 파악하자.


나는 12시간의 노동의 시간과 그 시간의 칸칸을 독서와 운동과 사색으로 채운다.


그리하여 항상 시간을 들여다보는 습관을 가지고 시간과 경쟁을 한다.


그리하여 나를 충만하게 하는 도구로서 시간을 쓴다.


시간은 잘 채우기만 하면 경이로운 물건이다.


아!~ 시간의 문이 열린다.


영원이란 단어가 이런 의미인가.


집을 둘러싼 무성한 잔디가 이렇게 푸를 수 없다.


한 시간이라는 시간의 몸체가 잔디를 깎아 준다.


파란 하늘이 별을 품고 시간의 창공에서 빛나고 있다.


그 속을 유유히 달리는 맑은 달의 운행.


신기하기도 하다.


늦저녁 귀가 길에 숲 뒤편에 걸린 불타는 노을까지, 시간이 보여주는 경이로움에


언제나 뜨거워 오는 나의 가슴.


이제 나는 조용히 사색하는 시간, 책을 읽는 시간, 글을 쓰는 시간,


다시 시작할 시간의 여유로움을 간직하게 되었다.




즐겁고 행복한  X-mas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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