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1.27 12:23
5편의 漢詩를 한 첩으로 만들어 보았다.
중간에 초서로 옮기는 과정도 힘들었지만
혹여 한 자라도 틀리면 다시 쓰야하는 부담감 때문인지
마지막 붓을 놓을 때는 피로감이 엄습했다. 힘이 딸리는 것이다.
추수감사절 4일 연휴가 용기를 준다.
♥ 答人 : 太上隱者 (답인 - 태상은자)
偶來松樹下 우래송수하
高枕石頭眠 고침석두면
山中無曆日 산중무력일
寒盡不知年 한진부진년
소나무 아래에 와서
돌을 베고 잠이 들었다
산중에 달력이 없으니
해가 가도 날짜를 모르겠다.
【 감상 】
시계도 없고 달력도 없는 깊은 산중에서
자연을 벗하며 살아가는 산상4옹의 은둔 생활을
멋지게 표현한 시다. 하필이면 소나무 아래에 와서
돌베게 하고 잠이 들었을까. 사철 푸른 기상을 지닌
소나무의 기운을 받아 청렴하게 살고 싶은 작자의
의지를 간접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속세와는 완전 등진 은자의 생활상이 맑게 비춰온다.
♥ 照鏡見白髮 : 張九齡 (조경견백발 - 장구령)
宿昔靑雲志 숙석청운지
磋陀白髮年 차타백발년
誰知明鏡裏 수지명경리
形影自相憐 형영자상련
옛날 청운의 뜻이
어쩌다 보니 늙었네
누가 알까 거울을 보고
나 혼자 슬퍼하는 심정을
【 감상 】
인생 시계 바늘 가는 소리는 들리지도 보이지도 않는다.
젊은 시절 지닌 원대한 꿈이 그대로이리라 믿었지만
어느날 거울속 백발이 된 자신을 발견하고 혼자
슬프지는 심정을 어찌하랴.
인생무상을 잘 표현하고 있다.
그래서 자꾸만 과거로 돌아가 얽매이는 인생은
측은 하기도 하다.
♥ 聞雁 : 韋應物 ( 문안 - 위응물 )
故園渺何處 고원묘하처
歸恩方修哉 귀은방수재
淮南秋雨夜 회남추우야
高齊聞雁來 고제문안래
고향은 어디 쯤인가
돌아가고 싶은 생각이여
가을 비오는 이 밤에
기러기 소리만 듣노라.
【감상】
고향 생각이 가장 많이 나는 계절은 가을인가 싶다.
가을 비오는 날 북으로 날아가는 기러기 떼를 보면
따뜻한 마음의 고향이 생각나리니
이역만리 타국에 사는 그대에게 건네고 싶은 詩다.
♥ 自遺 : 李白 (자유- 이백 )
對酒不覺暝 대주불각명
落花盈我衣 낙화영아의
醉起步溪月 취기보계월
鳥還人亦稀 조환인역희
술을 대하니 해 지는 줄도 모랐네.
꽃잎이 옷깃에 떨어지는데
취하여 달빛을 밟고 걷는데
새는 깃을 찿고 사람도 내왕이 없네.
♥絶句:杜甫(절구 - 두보)
江碧鳥愈白 강벽조유백
山淸花欲然 산청화욕연
今春看又過 금춘간우과
何日是歸年 하일시귀년
강이 푸르니 갈매기는 더욱 희네
산이 푸르니 꽃이 붉게 타고 있네
올 봄도 타향에서 보내니
어느 날이나 고향에 돌아갈고.
龜潭漢詩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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隸書나 草書로 쓴 詩筆이 아름답다.
漢詩五言絶句를 草書로 휘감아 쓰고
다시 원작을 달아 두었다.
한글 읽기까지 달았다.
한시첩을 초서로 묶은 것은 인터넷상에서
처음이 아닌가 생각된다.
모두들 읽고 함께 즐거움 나누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