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1.24 18:27
● 漢詩諜 :
한국과 중국에서 쓰여진 오언절구나 칠언절구 한시 중
내용이 문학적이고, 현대적 감각을 느낄 수 있는 한시를
모아 서예작품 자료로 활용코져 한시첩을 만들어 봅니다.
1. 秋懷 -- 鄭鎔
菊垂雨中在 秋驚庭上梧 今朝倍추창 昨夜夢江湖
국화꽃이 빗속에 드리워졌네.
가을이 오동잎에 떨어지네
오늘 따라 이 마음 서글퍼지는 것은
어젯밤 배 띄워 놓은 꿈의 탓인가.
<감상>
가을은 남자의 계절인가.
예나 지금이나 조락의 가을을 맞으면
남자들이 이유없이 쓸쓸해지는 이유는 무엇일가?
어려운 고난 속에서 피어올린 국화꽃 한 송이 빗속에서 벙글었지만
곧 가을 서리에 시들 것을 생각하니 참으로 인생은 무상한 것이리라.
예견이라도 하듯 오동잎이 떨어지는 것을 보니 알겠구나.
자연현상에서 인생을 배우는 작가의 심정이 애틋하다.
# <추창> : 도연명의 귀거래사에서 사용된 용어로 한자지원이 안됨.
자기도 모르게 절로 서글프지는 것.
2. 題墨竹後 : 鄭敍
閑餘弄筆硯 한여롱필연
寫作一竿竹 사작일간죽
時於壁上看 시어벽상간
幽姿故不俗 유자고불속
한가한 틈에 먹을 찍어서
대나무를 그렸다.
때때로 벽 위를 바라보니
그윽한 향기 풍기네.
<감상>
벽에 붓으로 대나무를 그려놓고 대나무에서 풍기는 죽향을 맡는 기분은
서예를 하는 멋이라고할까.
보통 서예는 붓으로 글자만 쓰는 것으로 생각되나
먹으로 그림을 그리는 재미도 있다.
옛 우리 선조들은 붓으로 사군자를 많이 그렸다.
梅蘭菊竹이 대표적이다.
3. 偶吟 : 宋翰弼
花開昨夜雨 화개작야우
花落今朝風 화락금조풍
可憐一春事 가련일춘사
往來風雨中 왕래풍우중
꽃이 어제 저녁 비에 피더니
꽃이 아침 바람에 떨어지네
아!~ 한해의 봄이
바람과 비 가운데 오고 가네.
<감상>
꽃이 피고 지는 자연현상에도 비와 바람이라는 섭리가 있을 진대
하물며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생에도 인과의 섭리에 따라
삶과 죽음이 도래한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 우리는 이 詩를 통하여
자연에 순응하는 삶의 자세를 요구 받게 된다.
진리는 항상 사소하고 조그마한 것에 있다.
4. 秋日泛舟ㅡ 吳漢卿
海霧晴猶暗 해무청유암
江風晩更斜 강풍만경사
滿汀紅葉亂 만정홍엽란
疑是泛桃花 의시범도화
바다의 안개는 걷히다가 끼다가
강바람에 저물어가는 해도 비껴있네
강가에 단풍잎이 흩날려
복숭아 꽃잎처럼 떠가고 있네.
< 감상 >
-추일범주- 가을날 배를 띄우다.
詩를 읽어내려가면 절로 도화원으로 들어가는 착각을 하게 된다.
실제로 작가는 이상향을 꿈꾸며 詩作을 햇는지도 모른다.
옛 어부가 도화원을 우연히 발견하듯 작자는 가을날 흩날려 떠가는
단풍잎을 복숭아 꽃잎으로 설정하고 있다.
가을 저녁의 뱃놀이는 신선이 되는 기분일까.
우화등선하여 허공을 날듯 소동파의 적벽부에서 읊은
빙허유람을 느끼게 한다.
귀담한시첩(龜潭 漢詩帖)
4편의 한시를 부족한 실력으로 내 나름대로 대충 풀어 보았다.
아직 한문실력을 보필하고 있는 중이라 혹여 잘못된 것이
발견되면 질정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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尋隱者不遇 : 買島 ( 심은자불우 -- 매도 )
松下問童子 송하문동자
言師採藥去 은사채약거
只在此山中 지재차산중
雲深不知處 운심부지처
소나무 아래서 동자에게 물으니
스승은 약초 캐러 가셨다고 하네
다만 이 산중에 계시나
구름이 깊어서 계신 곳을 알지 못하겠습니다.
세상 시비에 휘말리지 않고, 명예와 벼슬도 버리고
산 속으로 꼭꼭 숨어버린 隱者를 뵈러 깊은 산중까지 찿아갔지만
은자는 만날 수 없고, 대신 동자의 대답을 명언처럼 들어야하는 심은자.
구름 속으로 숨어버린 은자 - 스승을 어찌 만날수 있으랴.
세상이 싫어 세상을 버린 사람.
동자가 멋지게 상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