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8.30 02:39
질래야 질 수 없는 바둑을 졌다.
노동절 연휴 명인기원 원장과 바둑을 두었다.
그는 미주 참피언으로 아마 7단이며 명인기원을 운영하고 있다.
오늘이 3번째 대국이다. 첫 대국은 내가 12집으로 이겼고, 두번째와 3번재 대국은
놓칠래야 놓칠 수 없는 판을 놓쳤다. 종반전에서 자꾸 실수가 나온다.
원장은 나를 상수 킬러라고 한다. 실력을 인정해 주는 것 같다.
그가 대국 중 자리를 비운 사이 핸드폰으로 찍어 두었다.
집에와서 자세히 복기해보니 참으로 어처구니 없이 졌다
오른족 하변 백이 무사하지 못하고, 상변 귀는 선수로 처리해 백집이 줄어 들며
좌변 백 대마도 공격하면 생사가 쉽지 안다.
나는 자꾸 국면을 보류하고 엉뚱한 곳으로 치중해서 그의 체면을 보아주는 사이
좌하변 3,3으로 쳐 들어 왔다. 쓸데없는 곳에 손이 자꾸가서 지고 말았다.
내가 기원을 찿는 날이면 김원장이 나를 반갑게 맞아 준다
인생도 마찬가진가
종반전에 강한 인생을 가꾸고 싶다.
지는 법을 배우면 바둑 실력도, 인생도 탄탄해 지리라.
사람들은 이기려고만 한다.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기려고만 한다.
그런 인생에는 친구가 없다.
대국이 끝난 후 김 7단이 하는 말.
일요일 외국인들이 모이는 바둑 크럽에 내를 초대한다고....
그는 알가? 내가 져 주었다는 것을,,,,
구태여 대마를 잡지 않아도 좌하 백 한점에 마늘모로 지켰으면 내가 이기는 바둑인데....
내가 우변 백을 잡으려 가면 꼼짝없이 죽어야하는 백의 운명이다.
그의 채면도 살려주고 내 양보심도 심어 주고 동시에 좋은 기보 하나를
추억처럼 간직하게 되었다.
바둑에는 져도 인생에는 승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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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한 판처럼 내인생의 판도 저물어 가나 보다.
일요일마다 기원에 나간지 한 달이 되었다.
기원에서 바둑을 두면서 인생 공부를 많이 했다
기원에 신선들이 모이는 곳으로 착각하고 있었다.
오히려 패잔병들이 우글거리는 맨하탄 같았다.
내기 바둑으로 긴장된 분위기
바둑 알을 한 움큼씩 쥐고 짤랑거리며 바둑 두는 놈.
아예 손을 바둑통에 집어 넣고 바둑 두는 놈,
상대를 화나게 만들어 이기려는 심리전까지 동원하는 놈.
어디 이것 뿐이겠는가?
심지어 바둑 알을 가지고 있다가 계가(計家) 때 슬쩍 집어 넣는 얌체꾼조 있다고 한다.
참으로 어지러운 세상이다.
기도(碁道)가 실종된 곳에서 또 다른 세상을 보았다.
친구 삼고 싶은 녀석은 이 곳에도 없었다.
못난 인생이 잘난 척 하는 세상 정말로 어지럽다.
혈압 약이나 챙겨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