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5.26 06:14
한식우이수 1 (寒食雨二首1) -- 소식(蘇軾)
<한식날 내린 비 1.-소식(蘇軾)>
自我來黃州 (자아내황주) : 내가 황주에 온 이래
已過三寒食 (이과삼한식) : 이미 세 번의 한식이 지난다.
年年欲惜春 (년년욕석춘) : 해마다 봄을 아쉬워 하나
春去不容惜 (춘거부용석) : 봄은 떠나며 아쉬운 마음 몰라준다.
今年又苦雨 (금년우고우) : 올해도 장마비 내리고
兩月秋蕭瑟 (양월추소슬) : 두 달 동안이나 가을날처럼 스산하다.
臥聞海棠花 (와문해당화) : 누워서 듣자니, 해당화가
泥汙燕脂雪 (니오연지설) : 연지같고 눈같다가 진흙에 떨어진 것을
暗中偸負去 (암중투부거) : 몰래 훔쳐 등에 지고 떠났나니
夜半眞有力 (야반진유력) : 밤이 깊어서 정말 힘이 있었나
何殊病少年 (하수병소년) : 내 모습 병든 소년과 어찌 다른가
病起頭已白 (병기두이백) : 병에서 일어나니 머리는 이미 백발이구나.
한식우이수 2 (寒食雨二首2)-소식(蘇軾)
한식날 내린 비 2.-소식(蘇軾)
春江欲入戶 (춘강욕입호) : 봄 강물이 집으로 넘어드니
雨勢來不已 (우세내부이) : 비 내리는 상황이 그치지 않는구나.
小屋如漁舟 (소옥여어주) : 작은 내 집이 고깃배 같아
濛濛水雲裏 (몽몽수운리) : 물과 구름 속에 아득하다.
空庖煮寒菜 (공포자한채) : 빈 부엌에서 찬 나물이라도 삶으며
破竈燒溼葦 (파조소습위) : 부서진 부뚜막에 젖은 갈대라도 불태워본다.
那知是寒食 (나지시한식) : 오늘이 한식날인지 어찌 알랴
但感烏銜紙 (단감오함지) : 다만 까마귀 물고다니는 명전을 보고 느꼈도다.
君門深九重 (군문심구중) : 임금 계신 곳은 아홉 겹 깊은 문
墳墓在萬里 (분묘재만리) : 조상님 분묘는 만 리 먼 곳에 있구나.
也疑哭途窮 (야의곡도궁) : 막다른 길에 울기라도 해볼까
死灰吹不起 (사회취부기) : 싸늘히 식은 재가 불어도 불붙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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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5.26 15:06
2014.05.27 17:57
소동파의 한식우시가 왜 유명해 졌나 하고 자세히 읽어보니
측은한 황주귀양생활을 눈물겹게 묘사해 놓아
읽는 사람으로 부터 동정을 불러 일으켜 준다.
봄철 한식에 조상에게 제사나 올리려고 부엌 아궁이에 불을 지피지만
장마로 젖은 갈대에 불을 붙일 수 없는 가난한 삶이 눈물겹다.
그가 직접 쓴 <한식날에 내리는 비 -- 한식우>의 서체 공부에도
큰 도움을 받는다.
2014.05.29 18:11
최근 며칠간 소동파의 시 < 녹균헌 綠筠軒>을 읽고, 초서로 공부하고 있는데
<한식우 2수>가 큰 참고자료가 된다.
소식의 시를 읽는 재미도 있지만 서체의 획 하나하나를 익히며 배우는 재미도 있다.
글씨를 통해 글쓴이의 개성을 짐작할 수 있는데,
어떤 사람들의 글씨는 너무 도식적이다. 서성인 왕희지의 글씨에 대한 정의는
글씨는 크고 작은 것과 굵고 여리고 진하고 흐린 것이 조화를 이룰 때가
멋있는 글씨라 하였다.
소동파의 글씨가 명문이 된 이유다. 물론 시적 표현도 절묘하지만.....
아래 작품을 한 번 감상해 봅시다.
숲 사이 솔바람 소리며
돌 위를 흐르는 샘물소리
고요함 속에서 들으니
천지 자연의 풍류임을 알 수 있네
다음은 우리 묵필방에도 소개된
현담 조수현 교수의 서체도 감상해 보자
大地精靈聚此城 風來蓼水心神爽
新營佛宇一道名 月上錦峰意思淸
吹無孔笛千人樂 斯居不願身安穩
照破暗燈萬國明 永世難忘度衆生
조수현교수의 운필을 따라가 보면 숨이 찬다.
한번 묵을 묻히면 먹물이 소진될 때까지
글씨를 써내려 간다. 머뭇거림이 없다.
서체의 음양이 잘 나타나 아름다운 조화를 느끼게 한다.
2014.06.01 16:50
<당송팔대가>의 한 사람인 동파는 어떤 사람인가?
원 이름은 식(軾)이고, 자는 자첨(子瞻)이다.
그러니 소식, 소자첨, 소동파 모두 같은 이름이다.
22세 때 진사에 합격 출세가도를 달리다 정치적으로 왕안석과 대립하다
황주로 유배되었다. 거기서 초막을 짓고 <동파거사>라 불렀다.
풍류활달한 성격에 서화에 정통하였다고 한다.
2014.06.08 05:25
<醉贈細君>
百歲如今醉夢間 歡遊何處不淸安
夜來燈火唯君共 細討幽期卜晩閑
高峰 奇大升 詩
백년도 지금 같으면 취한 꿈 속 같으니
기쁘게 놀면 어느 곳인들 편치 않으랴
밤이면 그대와 등잔불 함께하여
그윽한 기약 나누며 늘그막을 보내네
<*書藝 話題가 있어 여기 올려 놓는다.
붓들고 쓰고 싶은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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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기 소동파의 황주한식 시 2수는 천하제일의 행서체를 쓴 왕희지의 난정서와 함께
유명한 시로 천하제3행서로 알려져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소동파의 < 한식첩>으로 불리어 집니다.
한글 해석본이 첨가 되어 있어 이해하기 쉽도록 되어 있습니다.
본 서첩은 도원장선생으로 부터 양해 받아 옮겨 온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