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1.12 21:36
옛 사람이 이르기를 『 무릇 천지의 정기를 함유한 神筆을 쓰려면 반드시 다음의 열가지
門을 구비한 글씨라야 한다 』고 하였다.
1. 설촉문(齧鏃門) : 하늘과 땅의 정기가 통하도록 함을 말한다. 이것은 서법의 조종(祖宗)인데
옛 성인만이 쓸 수 있는 글씨로서 이 법의 비밀은 감추어져 후세에는 전해지지 않고 있다.
2. 음양문( 陰陽門) : 천지만물에는 음양으로 되어있지 않은 것이 없다.
글씨에도 반드시 음양의 배합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이 法이 심히 묘하여 알기가 어렵다.
즉 形이 있는 것이 陰이고, 形이 없는 것이 陽이다.
범인으로는 이를 알지 못하나 다만 書의 굵고 가늘고, 강하고 약한 것으로 음양을 조화한다.
3. 군신문( 君臣門) : 글자의 內外와 上下와 左右중 그 글자에는 반드시 임금과 신하가 있다.
즉 主劃을 君이라하고, 客劃을 臣이라 한다. 다시말하면 글자 가운데 가장 중요한 일획이 主劃
또는 君劃이고, 나머지 劃을 客劃 또는 臣劃이라 한다. 고로 글자는 군신을 분명히 그어야 하며
군신이 서로 돌아보는 意가 통하도록 써야 한다.
4. 향배문( 鄕背門) : 鄕은 向과 義가 같다. 글씨의 배합에는 마땅히 서로 향하도록 써야 할 경우가 있고,
혹은 서로 등지는 듯 한 意로 써야 할 경우가 있다.
이 향하고 등지는 법을 잘 알아서 써야 한다.
一字 내에서 여러 획의 모양이 향하고 등지는 듯한 意로 써라는 뜻이다.
5. 편고문(偏枯門) : 한개의 글자에는 여러 획이 이리 저리 배합되기 마련이다.
어떤 글자를 쓰던 획을 크게 할 것이 있고, 획을 작게할 것이 있다.
글자를 쓸 때는 반드시 획을 크게할 것이 있고, 작고 가늘게 쓰야할 것이 있다.
이러한 필법을 알고 써야 한다.
6. 고로문 (孤露門) : 한 글자를 만드는데는 그 형태가 여러가지이다.
살찌고, 야위고, 上下가 같지 않게 하는 바 모름지기 글자의 妙가 여기에 있다.
이러한 형세를 한데 묶어 싸는 것 같이 써야 한다.
7. 오지영롱문( 五指玲瓏門) : 글자를 쓸 때 획과 획이 서로 닿는 것을 피하는 듯 써야 한다.
특히 획수가 많은 경우 획기리 붙기가 쉬운데 黑白과 點間이
분명토록 해야 한다.
8. 정필지삽문( 停筆遲澁門) : 글씨의 획을 그어나갈 때 붓 끝에 힘을 주어 종이를 뚫을 듯이 힘차게 그어야 할
경우가 있는가 하면 어떤 획은 힘을 빼고 느리게 그어야 할 경우가 있다.
즉 느리게도 써고, 급하게도 써서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이를 得勢라 한다.
9. 통기문 (通氣門) : 글씨 모양은 비록 획과 획 사이가 끊어져 있어도 획순에 따라 쓰는 글씨의 氣는
획과 획이 서로 통하도록 해야 한다. 이를 通水門이라고도 하는 바 물길이 땅 위에서
끊긴듯이 보이나 땅속으로 스며 물과 물사이 유통하듯이 劃과 劃이 氣가 서로 통한것
같은 意로 써야 한다.
10. 고답문(顧答門) : 어떤 모양의 글자이건 그 형세가 획과 획끼리 서로 마주보는 듯한 意로 써야만
글자의 정기가 응결된다. 만약 서로 흩어지는 듯한 형세의 글자는 氣가 흩어져서
精과 神이 없는 죽은 글자가 되는 것이다.
金土民의 독서당일지경론 - 초서
송시열 글씨
완당 김정희 글씨 : 세한도에 쓴 글씨
북위 때의 고처사 원군 묘지명 해서체 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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