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2.16 22:12
멸치 다시다 물에 깨소금 뿌려 먹는 국수는 맛깔나는 우리네 음식인데
이것은 오랜 옛날 가난한 시절 너랑나랑 또 잇빨 잃은 내 할배와 할미가
즐겨 잡수시던 것인데, 봄비같고, 햇살같고, 장마비같고, 달빛같은 음식이다.
마을 집집마다 나이롱 빨랫줄에 축 늘어진 하늘 별빛이 우리네 국수다.
이것은 보릿고개를 넘어가며 부르는 청산의 노랫가락 같은 것이다.
개똥벌레며 시궁창 모기들이 모여드는 저녁상 위엔 하얀 왕사발의 국수가
놓이고 후르륵후르륵 목구멍 넘어가는 달콤한 소리는 나무젓가락에 휘감기는
여름밤의 별빛, 청산유수가 아니던가.
명곤이 형님도 한사발 뿌덜이도 한사발 건너집 시댁도 한 사발.
순식간에 끝내는 국수 먹는날.
오늘 저녁엔 국수를 싫컷 먹고 싶다.
겨울나목이 젓가락처럼 여위어가는 저녁이다.
No. | Subject | Author | Date | Views |
---|---|---|---|---|
345 | 구성궁예천명 - 九成宮醴泉銘 [5] | 귀담 | 2016.01.22 | 5250 |
344 | 해서(楷書) [11] | 귀담 | 2016.01.19 | 2390 |
343 | 개미 호박 보석 | 목향 | 2016.01.18 | 1208 |
342 | 김밥 한 줄 | 목향 | 2016.01.15 | 1164 |
341 | 필법십문(筆法十門 )에 대하여 [1] | 귀담 | 2016.01.12 | 1883 |
340 | 山査나무 외 1편 | 귀담 | 2016.01.09 | 1113 |
339 | 백수의 길 [5] | 귀담 | 2016.01.07 | 2425 |
338 | 겨울 산을 보며 [3] | 목향 | 2016.01.05 | 2402 |
337 | 젊은 그날 [3] | 귀담 | 2016.01.04 | 2123 |
336 | 안개의 집 [2] | 귀담 | 2016.01.03 | 1986 |
335 | 화분 깨진 꽃나무 | 귀담 | 2015.12.31 | 1143 |
334 | 호태왕비체 [1] | 귀담 | 2015.12.30 | 6034 |
333 | 서법강좌 -- 田英章(中國) | 귀담 | 2015.12.28 | 3186 |
332 | 활어 | 귀담 | 2015.12.28 | 1097 |
331 | 겨울숲 | 귀담 | 2015.12.24 | 1072 |
330 | 비오는 날 | 귀담 | 2015.12.24 | 1145 |
329 | 詩魔 | 귀담 | 2015.12.21 | 957 |
328 | 산책 (散策) [4] | 귀담 | 2015.12.20 | 2947 |
327 | 남강문학회 [2] | 전영숙(33) | 2015.12.20 | 14866 |
326 | 겨울밤 [2] | 귀담 | 2015.12.19 | 3015 |
325 | 추사의 歲寒圖 | 귀담 | 2015.12.17 | 1411 |
» | 나무가 나에게 말을 거는 저녁 [2] | 귀담 | 2015.12.16 | 2537 |
323 | 갈대는 울어도 눈물이 없다 [1] | 귀담 | 2015.12.19 | 4801 |
322 | 낮 꿈== [3] | 귀담 | 2015.12.15 | 2528 |
321 | 四季에 흐르는 물소리 [2] | 귀담 | 2015.12.13 | 2352 |
320 | 손자손녀 이름 짓기 [8] | 귀담 | 2015.11.29 | 3611 |
319 | 문인의 길 [2] | 목향 | 2015.11.23 | 3271 |
318 | 12월의 편지 [1] | 목향 | 2015.11.20 | 3055 |
317 | 결혼폐백에 대하여 [3] | 귀담 | 2015.11.15 | 2905 |
316 | 귀옛말 [1] | 목향 | 2015.11.15 | 3029 |
아부지도 이 국수 좋아 하셨는데 ....
울 아부지 진여고 영어선생님하실적 별명이
똥장군입니다
신식공부하신 아버님이 똥장군 등지게하고
진주 옥봉 남강바라보며 뒤벼리모티 돌아 선학산 보리밭에
똥.오줌 날르실때 쫄쫄 따라다닌것이 어꺼제 같은데 ....
ㅎㅎㅎㅎ 인생 일장춘몽 맞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