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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 (散策)

2015.12.20 11:16

귀담 Views:2947

散策


그림자 앞세우고 길을 걷는다

구름 한 점 없는 청맑은 하늘아래

씻은 햇살이 눈부시다

칠순 노인이 아희처럼 해맑아지는 아침


길가 늦게 핀 들꽃에 눈 맞추고

"안녕" 인사 하면

고개 흔들며 반겨주는 

나의 산책길


구겨진 마음 펴고

깊히 숨을 들이면

자작나무 향기  싸~아하다

몸 속 깊히 낀 회한의 때 

말끔히 사라지는 

좋은 아침이다.

 

아침 산책의 이 기분 앞세워

나는 오늘 하루를 

힘차게 밀고 갈 것이다.


                          12.20 2015    귀담翁시초


詩를 쓰거나 문학을 하는 것은 忍을 배우는 일이다.

忍을 체득하지 못하면 부끄러운 글이 되고 만다.

깊히 천착하는 자세. 글을 쓰는 자세다.

글은 언제나 내 중심의 생각이지만

나를 떠나면 채찍이 있기 마련이다.

아침 산책길에 줏은 것이지만

미완으로 남겨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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