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바둑과 인생

2014.08.30 02:39

귀담 Views:4778



질래야 질 수 없는 바둑을 졌다.

노동절 연휴 명인기원 원장과 바둑을 두었다.

그는 미주 참피언으로 아마 7단이며 명인기원을 운영하고 있다.

오늘이  3번째 대국이다. 첫 대국은 내가 12집으로 이겼고, 두번째와 3번재 대국은

놓칠래야 놓칠 수 없는 판을 놓쳤다. 종반전에서 자꾸 실수가 나온다.

원장은 나를 상수 킬러라고 한다. 실력을 인정해 주는 것 같다.


바둑.jpg


그가 대국 중 자리를 비운 사이 핸드폰으로 찍어 두었다.


집에와서 자세히 복기해보니 참으로 어처구니 없이 졌다


오른족 하변 백이 무사하지 못하고,  상변 귀는  선수로 처리해 백집이 줄어 들며

좌변 백 대마도 공격하면 생사가 쉽지 안다.

나는 자꾸 국면을 보류하고 엉뚱한 곳으로 치중해서 그의 체면을 보아주는 사이

좌하변 3,3으로 쳐 들어 왔다. 쓸데없는 곳에 손이 자꾸가서 지고 말았다.

내가 기원을 찿는 날이면 김원장이 나를 반갑게 맞아 준다

인생도 마찬가진가

종반전에 강한 인생을 가꾸고 싶다.

지는 법을 배우면  바둑 실력도,  인생도 탄탄해 지리라.

사람들은 이기려고만 한다.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기려고만 한다.

그런 인생에는 친구가 없다.

대국이 끝난 후 김 7단이 하는 말.

일요일 외국인들이 모이는 바둑 크럽에 내를 초대한다고....

그는 알가? 내가 져 주었다는 것을,,,,

구태여 대마를 잡지 않아도 좌하 백 한점에 마늘모로 지켰으면 내가 이기는 바둑인데....

내가 우변 백을 잡으려 가면 꼼짝없이 죽어야하는 백의 운명이다.

그의 채면도 살려주고 내 양보심도 심어 주고 동시에 좋은 기보 하나를

추억처럼 간직하게 되었다.

바둑에는 져도 인생에는 승리하고 싶다,

No. Subject Author Date Views
255 테스터 [7] 전영숙(33) 2015.03.31 4963
254 秋日偶成 추일우성 [3] file 귀담 2015.09.22 4942
253 영화 <국제시장: Ode To My Father> [5] file 귀담 2015.01.11 4936
252 그냥 그렇게 [2] file 귀담 2015.06.21 4921
251 희망 !..처세 약대몽(處世若大夢) [1] file 귀담 2014.02.27 4920
250 童蒙先習 -- 붕우유신 [5] file 귀담 2015.01.01 4916
249 가을 초입에 쓴 붓글 [7] file 귀담 2014.10.18 4908
248 귀담한시첩 [ 2 ] [1] file 귀담 2014.11.27 4903
247 이백의 월하독작을 한역함 file 귀담 2014.02.22 4902
246 시집가는 딸에게 [1] file 귀담 2015.08.26 4883
245 마지막 농사 [4] file 목향 2015.07.26 4816
244 갈대는 울어도 눈물이 없다 [1] 귀담 2015.12.19 4801
243 남국의 파라다이스 / 거제 외도 [1] 귀담 2014.05.08 4796
242 턱을 고이고 [3] 귀담 2014.06.29 4783
» 바둑과 인생 [3] file 귀담 2014.08.30 4778
240 가을에 읽는 글 : 추성부(秋聲賦) [1] 귀담 2014.10.07 4771
239 편지 : 친구의 노년 편지를 받고 [3] file 귀담 2014.03.21 4769
238 독서유감 (讀書有感) [2] file 귀담 2015.02.04 4729
237 왕의 이름 [1] 귀담 2014.03.11 4724
236 두물머리 [4] file 목향 2015.08.15 4717
235 바둑과 막걸리 [3] 목향 2014.08.18 4678
234 중재 신윤구 선생에 관하여 [4] file 귀담 2015.05.09 4676
233 나팔꽃 여름 창가 [5] file 귀담 2015.08.10 4664
232 鳶飛魚躍 연비어약 [5] file 귀담 2015.03.04 4592
231 롱아일랜드 시티에서 [2] file 귀담 2015.09.01 4585
230 동몽선습 (童蒙先習) [4] 귀담 2014.12.07 4542
229 진주 중.고 교가 [1] 전영숙(33) 2014.07.07 4542
228 겨울마을 사람들 [1] file 귀담 2014.12.31 4526
227 춘래성(春來聲) [2] file 귀담 2014.04.03 4506
226 능선의 미 [1] 목향 2015.08.28 4472
d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