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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의 옛 시인들은 好酒家들이다.

王義之,賀知章,李白,陶淵明,杜甫.... 누구 하나 술을 못마시는 시인이 없었다.

특히 이백은 항상 취한 상태에서 스스로 酒仙이라 일컽고, 인생의 허무함을

술을 통해서 풀어갔다.  書聖이라 일컽는 왕의지도 술취한  몽롱한 상태에서

쓴 글이 유명한 <蘭亭集書 >라는 行書體이다. 술이 깬 후 다시 몇 십번 썼으나

도저히 같은 글씨가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이백 또한 그의 수작들은 모두 술을 대상으로 읊은 시들이 대부분이다.

천고의 시름을 씻기 위해 술을 마시고, 만고의 허무를 잊기 위해 술을 마신다고

말한다. 이백이 쓴 詩 중에서 술 이야기가나오지 않는 작품은 <왕우군(王右軍)>이란

詩인데  왕의지의 淸眞한 氣質과 蕭灑한 인품을 노래한 작품이다.

 

右軍本淸眞 瀟洒在風塵

우군본청진 소쇄재풍진

山陰遇羽客 愛此好鵝賓

산음우우객 애차호아빈

掃素寫道經 筆精妙入神

소소사도경 필정묘입신


[우군은 본시 맑고 진실하여 속세에 있으면서 때묻지 않았네

 산음 땅에서 도사를 만나니 도사는 첫눈에 거위를 팔라하는 우군을 좋아하게 되었네

흰 비단을 펴 도덕경을 베껴 쓰니 신묘한 필법 마치 입신의 경지에 든 듯 했네]


[歸去來辭]란 불후의 명작을 남긴 도연명은 항상 머리에 '녹주건'을 쓰고 다녔는데

술 거러는데 사용했다고 하니 그의 애주론은  이태백 못지 않은 것이리라.

그는 슬하에 다섯명의 자식이 있었는데 모두가 시원찮아 몹씨 속이 탔던 모양이다.

그는 "책자" 라는 詩에서 이런 못난 자식 때문에 술로 근심을 달랜다고 자책하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옛시인들이 술을 좋아한 이유는 술로 인하여 詩心의 흥치를 유발하여

좋은 글을 씀에 있는 듯 하다. 중당의 시인으로 백낙천과 어깨를 나란히 한 한퇴지(韓退之)는

그의 '취중장비서'에서 所以欲得酒 爲文俟其무熏(酒+熏) 이라 했다.

<술을 얻으려 하는 까닭은 취하여 흥취가 높아지길 기다려 글을 지으려 하는 것>


愛酒論은 뭐니뭐니 해도 李白이다.

술을 사랑하고, 술에 취해 인생을 論하고, 술의 정취를 빌려 詩心을 북돋아

신들린듯 붓을 휘둘러 글을 썼으니 어찌 酒仙이라 하지 않겠는가.

하늘이 술을 사랑하지 않는다면 하늘엔 술별[酒星]이 없고

땅이 술을 사랑하지 않는다면 땅엔 酒泉이 없다고 갈파했다.

하늘과 땅이 모두 술을 사랑하니 愛酒는  하늘에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고

스스로를 옹해했다.

청주(淸酒)는 聖人이요. 탁주(濁酒)는 현인(賢人)에 비유하여

청주와 탁주를 불문하고 마셨으니 스스로를 神仙이라 했으니

이 얼마나 애주가인가?

석잔 술에 大道에 통하고, 한 말 술이면 自然과 合一 한다 했으니

오늘 나도 생탁주 한잔으로 賢人의 盤列에 오르고 싶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