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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분 깨진 꽃나무

2015.12.31 21:10

귀담 Views:1139

花盆

이사올 때 깨진 화분 하나가

歲寒 추위를 견디며

베란다 구석에서 혼자 떨고 있다.

같이 이사 온 녀석들 따뜻하게

거실 가운데 자리잡고 주인행세 하는데

깨어진 분 때문에 뿌리 엉켜 드러나고

버리라는 아내의 성화에

집 안으로 들어서지 못하고

벌 서고 있다.

타임 아웃이다.


오늘도 나는 화분의 나무를 힐끗힐끗 쳐다보며

저 놈을 살릴 비책을 궁리한다

며칠만 며칠만 견디면

나는 아내 몰래 집안으로 들일것이다.

버리라는 것을 버리지 못하고

내가 자꾸 마음이 쓰이는 것은

그 나무의 生命때문인가 情 때문인가.

아직 목숨 움켜쥐고 한겨울 견디는

盆 깨진 꽃나무

이게 어찌 꽃나무 죄냐

내 허물인 것을

허 참!


12.31 2015  귀담


『영원히 여성적인 것이 우리를 인도한다』

괴테의 파우스트에서 본 마지막 신비. 

본능과 지식의 유혹에 빠져 악마의 제자가 되었던 파우스트가 

한 소녀의 영혼에 인도되어 천상에 오르면서 내벹은 이 한마디.

시를 쓰는 마음이다. 평범한 일상에서 찿는  느낌. 생각.


 



해피 뉴이어!  빨간 원숭이들이여!

병신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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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신이라하니 어쩐지 욕하는 것 같다.

육십간지 중 서른세번째-- 아주 젊은 나이다.

올해는 그래서 내 서른세살 때 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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