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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일우성 붓글로 익히다

2016.02.04 01:40

귀담 Views:2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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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서체로 습서했으나 예서체, 초서, 전서체로도 써보고 싶은

詩다. 봄날에는 '춘일우성'이라 題하고....


秋日偶成 추일우성

'가을날의 즉흥시'

 

-程顥정호 (北宋, 1032-1085)

 

閑來無事不從容 한래무사불종용

睡覺東窓日已紅 수각동창일이홍

萬物靜觀皆自得 만물정관개자득

四時佳興與人同 사시가흥여인동

道通天地有形外 도통천지유형외

思入風雲變態中 사입풍운변태중

富貴不淫貧賤樂 부귀부음빈천락

男兒到此是豪雄 남아도차시호웅

 

'한가롭자, 일마다 조용 하지 아니함이 없고,

잠 깨자 동창東窓에 해가 이미 붉었구나.

만물萬物을 고요히 관觀하니 다 스스로 얻었고,

사계절의 아름다운 흥興도 사람과 더불어 같이 하도다.

도道는 천지간 형상이 없는 것에 까지 이르고,

모든 것이 자연의 섭리 가운데 있음을 알게 된다.

부귀富貴에 흔들리지 않고 가난을 즐기니

남아男兒가 이 경지에 이르면 이것이 영웅호걸이 아니겠는가!'


[ 解說 ]

중국 북송시대 유명한 유학자 정호(程顥)선생의 추일우성(秋日偶成)이란 이 시조는

전체 8구로 된 7언율시다. 이 시가 유명해 진 것은 시상의 탁월함과 문맥의 깊은

유교적 발상 때문만이 아니다. 탐독하면 할수록 깊은 유회를 느낄수 있다.

사물을 보는 관조적 시각이 탁월하다.


한가해 지면 아무런 일이 일어나지 않고 남에게 종용 받을 일도 없다.

현대인들이 곰삭여 볼 일이다.

수각동창- 잠에서 깨면 동창이 밝아오고, 일이홍- 하루가 절로 붉게 물든다.

무상한 세월의 흐름을 아름답게 표현한 대목이다.

3-4구는 너무나 유명한 구절이라 익혀서 마음의 양식으로 삼자.

명신보감 句로 널리 인용되고 있다.

[思入風雲變態中 사입풍운변태중]

생각은 항상 바람과 구름같이 변한다고 하였으니

천지지간 인간만큼 변화무상한 존재가 있을까.


정관자득 靜觀自得

바람같이 물같이 그물에 걸리지 않는 思念으로

나를 들여다 보자!

영웅호걸이 되는 방법이 여기에 있다.


閑來無事不從容    한가하니 세상사 조용하다

睡覺東窓日己紅    꿈에서 깨어보니 동창에 해가 붉게 비추네

萬物靜觀皆自得    만물을 차분하게 보면 모두 저절로 얻어지고

四時佳興與人同     사철의 흥취도 사람들과 더불어 갈마 한다.

道通天地有形外     도는 천지의 유형 밖으로 통하고     

思人風雲變態中     생각은 바람과 구름 같아 언제나 변하네.

富貴不淫貧賤樂     부귀에 유혹되지 않고 가난함을 즐기니

男兒到此是豪雄     사나이 이쯤되면 영웅호걸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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