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山査나무 외 1편

2016.01.09 01:26

귀담 Views:1113



산사(山査)나무



산고(産苦)의 아픔인냥

한겨울 빨간 입술 알알이 품은

산사나무곁에 서면 눈물나고나

가지 많은 나무 걱정도 많다는데

올해도 눈바람 속에

샛빨갛게 익힌 시린 사랑 

정말 눈물나고나

제 입술 제 눈매 숨결로 핧아

허공(虛空)에 매단 눈부신 사랑.  

세상은 제멋대로 서로 어긋나도

어긋나서 더 아름다운 세상

잎들 겨울바람에 흩어지고

이것만은 안 돼 꼭 껴안아 놓고

내 혼자 내 홀로 눈물나고나

눈물 때문에 아픔 때문에

저물녁 혼자 눈물 나고나

세월 어느 나룻가 뱃고동 울릴적

그대 품 속 깊히 찔러 줄


떠거운 사랑


정말로  눈물 나고나.






1.9  2016  귀담 시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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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하튼 30가 2가와 1가 사이 산사나무 숲길이 있습니다.


나는 처음에 나무의 이름을 몰라 이리저리 물어 보았지만


알아내지 못했습니다. 백수가 되니 절로 알게되는 산사나무,


산사나무는 겨울이 되면 모든 잎을 내려놓고 벌거벗은 몸으로


눈을 감고 생각에 잠기는 나무의 철학자입니다.


산사나무는 햇볕을 좋아해 여름내 진액을 뽑아내 열매를


올망졸망 답니다.  산사나무에 홀린 것은 추운 겨울에 하늘 가운데


빨간 열매를 달기 때문입니다. 어려운 고행의 길에서 건진 한 톨의 사랑을


묵언으로 보여 주는 산사나무. 그리고 아낌없이 새들과 다람쥐에게 내어 줍니다.


죽어서는 산사나무 의  세가 되고 싶습니다


내 피를 산사나무 열매의 사랑으로 붉게 채우고 싶습니다.




새벽강 피리소리






나신(裸身)의 푸른 여인 젖가슴 적시며

밤 새워 강물은 노래하는가

새벽 종소리 울려 꿈에서 깨어난 불빛들

일제히 강변으로 몰려나와 줄을 서서

한 소절 우리들의 노래 불러라

세월에 눈 설고 귀 먹은 자들 위해

별들은 강물에 퐁당 빠져 잠들고

우리들의 무거운 새벽 발길만 은은하다

지난 밤 떨어진 낙엽은

지금 쯤 어디에 잠들었을까

바다에 닿아 파도의 몸부림 되었을까

담배 연기처럼 다시 무허실존(無虛實存)으로 돌아갔을까

물푸레나무에 부는 서러운 바람은

우리들 목구멍 적시는 타향살이 연가

나무 젓가락 아프도록 두들기며

아, 입술 터지도록 부르고 싶은

우리들의 눈물겨운 노래- 타향살이

그 서러운 가락인냥 새벽강 피리소리.


1.11 2016  귀담 시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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