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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쓴 입춘서

2013.04.30 12:46

귀담 Views:55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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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게나마 立春書 한 장 쓰서 붙엿다.

올 봄은 내에게 잔인했다.

17년간 기르던 라면이 돌아 가셧다.

인간 나이론  꽃다운 나이.

고양이 나이론 장수했지만

자식처럼 키운 情이 두터워 충격적인 일이엿다.

이별이란 참으로 슬프다.

더구나 죽음으로서의  이별은 쓰라리다.

그래서 들어서는 현관문에 입춘서를 붙엿다.

아프지 말고, 오래 건강하게 살자고.....


거북구를 붙여 놓앗으니 잔인한 4월도 굳바이!



거북이에게 : 未堂 徐廷柱

거북이여 느릿 느릿 물살을 저어

숨 고르게 조용히 갈고 가거라.

머언데서 속삭이는 귓속말처럼

물이랑에 내리는 봄의 꽃이팔

발톱으로 헤치며 갔다 오너라.


오늘도 가슴속엔  불이 일어서

내사 얼굴이 모두 타도다.

기우는 햇살일래 기우려지며

나 어린 한 마리 풀벌레 같이

말없는 四肢만이 떨리는도다.


거북이여. 구름 아래 푸르른 목을 내둘러.

장고를 처 줄께,

둥둥거리는 설장고를 처 줄께. 거북이여.

먼 산에 보라빛 은은히 어리는

나와 나의 兄第의 해질무렵엔

그대 쇠먹은 목청이라도

두터운 갑옷아래 흐르는 피의

오래인 오래인 소리 한 마디만 외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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