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8.23 16:48
여름 끝자락
돌담길 돌아 돌아
숨 헐덕이며 달려온 여름 끝자락
담쟁이 넝쿨이 오무라든다.
도시의 아스팔트 패인 자국도
한숨을 내려 놓고
눈을 감는다.
생지옥을 탈출해 떠났던 별들
하나 둘 돌아오는 길목
부끄러웠던 하늘이 삐꿈히 내려와
실눈 뜨는 저녘
산옆을 돌아나온 지친 강
바다에 몸을 숨기 듯
나도 힘들게 당도한 여름 끝물에
발을 담가 본다.
삼천년만에 가장 무더웠다는 하루가
풀리고 있다.
얼음 바람 속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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