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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물머리

2015.08.15 03:01

목향 Views:4719

두물머리

鄭 木 日

 

 

언제 우리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여기는 남양주시 조안면 능내리,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두물머리(합수머리)를 바라본다. 두물머리 물들은 한 번 만나기 위해 얼마나 오래 동안 그리워하며 쉼 없이 흘러서 마침내 얼싸안고 있는 것인가. 이렇게 만나기 위해 얼마나 가슴 졸이며 낮은 데로 흘러서 계곡과 들판을 지나 이 곳까지 달려온 것인가.

두물머리에 와서 그리움의 포옹을 본다. 한 방울의 미립자들이 모여 강을 이루고 그 강들이 합류하여 세상을 여는 두물머리. 생명의 근원이 되는 강물이 서로 부둥켜안고 기쁨에 오열하고 있는 곳.

 

이 강물들은 어디에서 흘러온 것인가. 국토를 적시며 빗방울 하나씩이 모여 내와 개울물을 이루고 그 물들이 합해져서 더 큰 물줄기를 이루면서 쉬지 않고 달려왔다. 구비구비 계곡을 돌아 동강과 서강이 만나 남한강이 되고, 북한강과 합류하여 한강이 열리는 두물머리…….

 

드디어 한반도의 중심에 당도해 가슴을 열고 포옹함으로써 한강이 되는 광경을 눈부시게 바라본다. 누군들 그리움의 병을 앓아보지 않은 사람이 있으며, 강물이 되어 두물머리에서 만나고 싶지 않으랴.

 

, 우리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그리움의 끝에서 강물이 달려와 포옹하는 두물머리에서, 한 번 만나지 못하고 포옹하지 못하고 사라지는 인연을 떠올려본다. 분단 반세기가 넘었지만 한 번 만나지 못하고 눈을 감아야 했던 이산가족들을 생각한다.

 

두물머리에서 나도 강물이 되고 싶다. 온 몸으로 국토를 적시며 낮은 데로 흘러서 분단이 아닌 통일의 강물이 되어 얼싸안을 그 날을 맞고 싶다. 우리는 만나야 하고 얼싸 안아야 한다.


양평두물머리1.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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