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4.20 23:55
미동부 진주중고 동문제위님께
그간 저의 국내 많은 작업 및 해외 전시 준비와 여러가지 개인 사정으로 답이 늦어서 미안합니다.
미국 제 전시회에 찾아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잊지 않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그렇게 글씨 공부를 하는 동문 모임이 있다니 반갑습니다.
제 작품 두 점을 첨부하니 격려글은 작품으로 대신하겠습니다.
다음에 또 뵐 기회가 있기를 기대합니다.
건강하고 즐거운 나날이 되시길 바랍니다.
서울에서 정도준 올림
<작품1>
<작품2>
※ 본 작품은 저작권 보호를 위해 스크랩을 금지합니다.
2013.04.21 00:40
2013.04.21 18:25
졍도준(36회)교수를 모르는 분들이 있다고요?
여기 사진 몇 장 올림니다.
2013.04.23 15:51
<작품1 감상>
입이 딱 벌어져 닫히지 않는 感動을 주는 작품이다.
<한글서예를 보면 우리 글의 아름다움이 넘쳐 흐른다>고 일갈한
정목일 선배의 글이 자꾸 떠 오른다.
특히 靑鹿派 詩人 박목월과 조지훈의 대표 詩를 절묘하게 배합하여
陰陽 五行의 神秘가 꿈틀거리는 듯 하다.
한글 판본체 고체와 서간체로 예술성을 승화시킨
名品 書藝作品을 우리 <촉석필방> 대문에 떡~ 걸어두게 되었다.
그것도 소헌의 작품일 때 더욱 뿌듯한 자부심을 가진다.
우리 한글의 아름다움이 살아 숨쉬는 궐작이다.
이런 작품은 얼마나 값을 매길가?
누가 경매 좀 부쳐 보세요.
2013.04.24 12:47
<작품 2 감상>
< 氣精興邁 기정흥매 > 氣와 精神이 맑아진다.
요즘 <금문> 공부하는 중에 만난 글이다.
내가 제대로 읽는 것인지 모르겠다.
한문 행서체와 한글 서간체가 <氣精興邁> 의 주제를 돋보이게 하며
작품전체 調和를 이루고 있다.
89X 203cm 크기의 대형 작품이다.
上左 右中의 두 빈 공간을 두인으로 처리하여 공간 바란스를 알맞게 조율하였으며
한글로 작품 해설를 도와 독자들을 잘 배려하고 있다.
가지고 싶은 작품이다.
내 나름데로 감상해 보았다.
2013.04.27 12:19
청록파(靑鹿派) 시인에 대하여
박목월(朴木月) . 조지훈(趙芝薰). 박두진(朴斗鎭) 세 시인을 불러
일명 청록파(靑鹿派) 詩人이라 부른다.
세분의 시적 경향은 자연지향적 향토성을 띈 박목월,
전통문화를 소재로 삼아 절제된 율격으로 민족정서를 형상화한 조지훈과
기독교적 세계관에 기반하여 산문적인 문체로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노래한 박두진.
세 시인이 발표한 공동시집 <청록집(靑鹿集) >의 특성이기도 하다.
세 시인은 1939~1940에 정지용의 추천으로 <문장>誌에 데뷰하게 되는데,
등단직후 일제의 탄압으로
문장지가 폐간 되어 문단활동을 못하고 개인적 창작시들이 발표되지 못하다가
해방후 1946년 그간의 골방에서 창작한 시들을 모아 동인집 형식으로 발표하게 되는데
이 시집이 유명한 <청록집>이다. <청록집>에 실린 시편은 전체 39편인데,
박목월의 시는 <나그네>를 비롯하여 15편.
조지훈의 시는 <봉황수>를 비롯하여 12편.
박두진의 시는 <향현>을 비롯하여 12편이 수록되어 있다.
시집의 제목이 <청록집>으로 결정된 것은 박목월의 시 <청노루>에서 따온 것으로
시집 출간후 세 시인은 <청록파시인>으로 불리게 되었다.
등단후 세 시인은 자주 찻집이나 다방 같은데서 회동했는데,
서로의 창작시를 평가해 주는 유익함을 넘어 아예 서로를 시의 부재로 삼을 정도로
깊은 인간관계를 맺어 간 것으로 보인다.
조지훈은 <완화삼> 詩에 부제로 --- 목월에게--
목월은 지훈에게 <나그네>의 詩를 교환하는 詩友의 깊은 정을 나누엇다.
세간에는 알려져 있지 않지만 목월이 <나그네> 란 名品詩를 내 놓자
지훈은 가만 있었겠는가?
그럼 어떻게 했을까?
내가 찿아낸 것은 잘 알려지지 않은 지훈의 명작이 있다는 것이다.
바로 지훈의 <율객(律客) > 이란 詩다.
지훈의 <율객>이란 시를 따라가 보자.
율객 / 조지훈
보리 이삭 밀 이삭
물결치는 이랑 사이
고요한 외줄기 들길 위로
한낮 겨운 하늘 아래 구름에 싸여
외로운 나그네가 흘러 가느니.
우피(牛皮) 쌈지며 대모 안경집이랑
허리끈에 느즉히 매어두고
간밤 비바람에
그물모시 두루막도 풀이 죽어서
때묻은 버선이랑 곰방대 함께
가벼이 어깨에 둘러메고
서낭당 구슬픈 돌터미 아래
여흘 물 흐느끼는 바위 가까이
지친 다리 쉬일 젠 두 눈을 감고
귀히 지닌 해금奚琴의 줄을 켜느니.
노닥노닥 기워진
흰 저고리 다홍치마
맨발 벗고 따라 오던 막내 딸년도
오리목 늘어선 산골에다 묻고 왔노라.
소나무 잣나무 우거진 높은 고개
아스라이 휘도는 길 해가 저물어
사늘한 바람결에 흰 수염 날리며
서러운 나그네가 홀로 가느니.
박목월의 <나그네>와 조지훈의 < 율객> 은 어떻게 이처럼 유사할까?
조지훈의 율객에서도 '나그네' 란 용어가 두 번 나온다.
그리고 작품 전체에서 풍기는 이미지는 동일하다.
단지 목월의 <나그네>는 목가적 시상으로 일관하고,
지훈의 <나그네>는 전통적 농가의 한 농부,
담배 쌈지 허리 띠에 찬 <나그네>를 묘사하고 잇다.
목월의 <나그네>는 <외로운 나그네>요.
지훈의 <나그네>는 < 서러운 나그네> 다.
두 시인은 <나그네>라는 시적 서정 공간에서 떠남을 꿈꾸지만
고통스러운 삶의 현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외롭고> <서러운> 나그네임을
자책하고 있다. 이러한 시적관념은 일제의 탄압과 수탈에서 빚어진 민족의 비애로
현실의 두터운 벽을 넘지 못한 안타까움으로 형성된 것이라 하겠다.
2013.05.17 22:27
학창시절에 소현과 나는 같은 시기에 동문수학 했는데
당시 소헌은 서예부문 장원을해서 아침 조회 시간에 시상을 받았는데
지금생각하면 그 학생이 소헌이였던 것 같다.
세월이 흘러 나는 조촐한 시인으로 붓글 초보생이고
소헌은 우리나라 서예계를 이끌어 가는 書聖 반열에 올랐으니
참으로 사람의 일이란 모르겠다.
좋은 작품을 보내주신 소헌에게 주말에는 감사 답신을 보내야 겠다.
2013.06.02 10:12
오늘도 나는 소헌작품에 매료되어 묵필방에 걸린 書品을 유심히 바라 본다.
보시는 분이 많은 것은 소헌 정도준이라는 이름 값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작품이 사람의 눈을 끄는 매력이 넘치는 글이기 때문이리라.
박목월의 <나그네> 詩는 서예 하시는 묵필가들은 모두 한 번 쯤은 쓰는 시다.
소헌은 본 작품을 쓰기 위해 먹을 갈면서 어떻게 좀 다르게 써 볼가 구상했을 것이다.
물론 작품 전체 구상은 이미 서 있었지만 글자 획마다의 변화를 어떻게 주어 시맛을
구현 시키느냐 에 생각이 미쳤을 것이다.
내가 대가의 書를 어찌 평하겠느뇨.
내 나름의 감상을 적어 볼 따름이다.
우선 첫 글자인 "강"을 보면 "ㄱ"획이 특이하다.
"ㄱ"획의 굳셈과 필의가 전체 작품을 끌고 간다.
척 점처럼 내리치면서 세로획을 길게 끌고 가다 가로획을 내린다.
그리고 "ㅇ"을 단단하게 받혀 첫 글자 "강"을 마무리 한다.
본 작품에서 "ㄱ"획이 15번 나오는데 모두 조금씩 변화를 주어
작품 전체가 살아 숨쉬도록 하였다.
"ㄴ"자도 16번 나오는데 모두 조금씩 변화를 주었다.
받침이 있는 글자는 대부분 받침 위에 오도꼿이 언져 놓은 듯 썼다.
글 쓰는 분의 성실함, 깨끗한 심성을 느끼게 한다.
특히 "ㄹ" 자음은 억눌함을 느끼게 하여 순박한 작자의 심성을 느끼게 한다.
글이 길어져 내 감상을 이만 줄인다.
2013.07.19 12:25
7월 18일 2013. 오늘 부로 소헌 정도준(36회) 묵필방 글이 2000회를 넘겼습니다.
정말 소헌의 묵필은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것 같습니다.
3000회 크맄 될 때가 언제일까? 기다려 집니다.
동문 제위 여러분. 답글 많이 올려 주세요.
묵필의 힘으로 한 번 볼 때 마다 1년의 수명이 늘어 늘어날 것입니다.
2013.08.06 18:45
2013.11.25 19:18
묵필방에 걸어둔 소헌 정도준 동문님의 글이 드디어 10,000회를 넘어 섰습니다.
묵필방 고방에 높히 무착된 소헌의 멋진 글이 참 좋은가 봅니다.
축하합니다. 10,000회 열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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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헌의 작품은 보면 볼수록 아름답고,
보는 이를 瀞化시켜 준다.
우리동문의 큰 자랑이다.
최근 숭례문 상량문을 소헌께서 직접 쓴다는 기사를 읽었다.
어디 이런 국가적 대사 뿐이겠는가.
진짜 눈코 뜰새도 없이 바쁜 가운데 우리 동문회 <촉석묵필방>에
격려작품 2점을 보내 주셨으니
고마움을 어떻게 전할가 고민이다.
우선 웹을 통해 감사함을 전합니다.
우리동문들도 좀 더 열린 마음으로 書筆精進에
힘써야 하겠습니다.
藝鄕의 도시 晉高人의 긍지와 자부를 새긴 깃발을
세계의 도시 뉴욕에서 높이들어 올립시다.
소헌 정도준동문님의 건필을 빕니다.
김기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