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님 헛소리(38)---사랑은 아무나 하나 !
명문 부잣집 아들인 하바드生 올리버는 인근 레드클맆大 도서관에 갔다가 여기서 알바
하는 이학교 女大生 제니를 만난다. 고집세고 똑똑하고 당찬 그녀와 금방 사랑에 빠진다.
이 둘은 하버드大와 레드클리맆大 교정을 오가며 사랑을 나눈다. 하지만 제니는 가난한
이탈리아系로 둘 간의 신분차이가 너무 커서 주위 사람들의 극심한 반대에 부딪힌다.
하지만 주위의 냉대에도 불구하고 둘은 결혼을 강행하고는 끝내 행복한 생활을 영위한다.
고생 끝에 올리버는 변호사가 되고 어려운 생활에서도 벗어나 이제 겨우 살만해지는데,
아내 제니가 암으로 인해 “시한부 인생” 이라는 청천벽력같은 사실을 듣게 된다.
여기까지 보면 흔하디 흔한 70년대 청춘남녀의 단순한 슬픈<순애보>일 따름이다.
“사랑은 결코 미안하다고 말하는 게 아니야 !”
(Love means never having to say you’re sorry !)
라는 심중깊은 대사가 단연 돋보이면서,사랑에 빠진 청춘남녀라면, 라이언 오닐과
알리 맥그로 주연의 1970년도 영화 <러브 스토리>에 나온 이 명대사 한번쯤은 읊조리거나
음미해 보았을 것이다. 이 대사와 함께 두 주인공이 펑펑내리는 눈을 맞으며 눈싸움하는
장면과 아름다운 주제음악의 선율도 쉽게 떠올릴 것이다. 특히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막
대학 초년생활을 시작한 당시 우리 또래의 감성에 쉽게 젖어 들었는지도 모르겠다.
감기로 들어 누워 있던 지난 1월 17일 이 “러브 스토리”의 작가인 에릭 시걸(Erich Segal)이
72세로 사망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문득 TV토크쇼에서 보았던 평소의 그의 해말간 모습과
영화 장면들과 함께 떠오르던 이 유명한 대사가 먼저 떠 올랐던 것이다.
또, 남녀 주인공이 뛰놀던 그 영화 장소를 나는 진작에 여러번 눈여겨 방문했던터라
색다른 나만의 추억으로 겹치면서, 올리버와 제니와의 지고지순한 사랑의 장면들이 연상되어
몇자 적어 둔 것을, 여러가지 이유로 이번호(38)에야 정리해 올려본다.
1937년 뉴욕에서 유대인 랍비의 아들로 태어난 시걸은, 하버드에서 고전문학으로
학사 석사 박사까지 마친후 하버드·예일·프린스턴과 영국 옥스퍼드 등에서 강의했다.
소강당 600석이 꽉 찰정도로 인기있는 강의와 고전비극과 라틴詩에 대한 책을 내던 33살의
예일대 교수시절 펴낸 이 통속<러브 스토리>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것이다.
초대형 베스트셀러가 된 이 소설은 1970년 영화로 만들어져 아카데미 7개부문후보에 올랐으며
최우수 음악상을 받았다. <올리버 스토리> <하버드 동창생> <닥터스> 등
국제적 베스트셀러를 잇따라 발표했고 또 비틀스의 영화<옐로 서브머린>의 각본등으로
사회저명인사가 되어 자니카슨의 투나잇쇼에도 여러번 출연하는 것도 보았다.
눈 내리는 뉴욕 센트럴 파크에 홀로 앉은 남자 주인공이 “비틀스와 바흐와 모차르트
그리고 나를 좋아하던 25세의 젊은 여인의 죽음에 대해 뭐라고 이야기할 수가 있을까” 라고
말하며 시작되는 영화는 아직도 우리시대의 사랑 이야기의 원형으로 남아 있다.
“사랑은 미안하다는 말을 하지 않는 거야 ! “
소설 속의 이 문장은 영화의 성공과 함께 전 세계로 전파되어
아직도 사랑에 빠진 연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명 대사로 남아 있다.
글쎄---- ! 과연 그럴까?
사랑이란 내가 먼저 미안하다고 말하면 정말로 안되는 것일까 ?
엘튼 존도 "미안하다는 말은 정말 하기 힘들구나(Sorry Seems To Be Hardest Word)."라고
열창할 만큼 복합적 의미도 있겠으나 그럼에도 그 말을 꼭 해야 하는
진짜 이유는 그것이 상처 입은 마음을 치유하는 유일한 단어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진심어린 사과의 말 한마디는
상대방의 마음에 맺힌 응어리를 풀고 용서하고픈 마음이 들게 한다.
깨진 관계를 회복하는 유일한 열쇠는 진심을 담아 "미안하다"고 말하는 것이다!
슬픔, 미움, 원망, 회한, 외로움, 서러움등이,모든 얽히고 설킨 감정이라는 것들이
'미안함'이라는 효소를 만나 발효가 되고 무르익어서 감사의 단맛을 머금게 된다.
만약 누군가가 나로 인해 마음의 상처를 입었다면,
지금이라도 진심을 담아 “미안합니다” 하고 한번 말해보자.
물론 죽음을 뛰어넘는 지고지순한 사랑을 온몸으로 실천한 두 주인공
올리버와 제니에게 “미안하다”는 표현은 진정 어울리지 않을런지 모르겠다.
이 아름다운 장면이 현실에서도 종종 연출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굳이 미안하다는 말을 하지 않아도 서로의 마음을 거뜬히 이해하고
또 이해 받을 수 있는 여유가 있다면 우리 삶은 한층 더 평화로울 것이다.
그러나 이는 영화 속 연인들의 이야기로만 만족해야 할 것이다.
결코 현실과 혼동해서는 안될 것이며 실제로 현실에서는 “미안하다”는
말을 지나치게 아끼다가 일을 그르치는 경우를 종종 보기 때문이다.
어차피 되돌릴 수 없는 일이라면, 원인을 자기 밖에서 찾으려고 꾸물대지 말고,
한시 바삐 인정하고 국면을 보다 유리하게 전환시키는 것이 현명하다.
소모적인 자기 합리화를 위해 아까운 정열을 낭비하지 말고 즉시 수습방안을
찾는 것이 진정 지혜로운 자의 행동이다.
또한 이 “미안하다” 는 말은 타이밍이 중요하다.
잘못을 느끼는 순간 주저하지 말고 “미안합니다” 를 외쳐라.
이 간단한 사과의 말 한마디면 충분할 상황을 방치하여,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으며 허둥대지 말자.
입을 열기 위해서는 우선 마음을 먼저 열어야 한다.
말은 입을 통해서 나오지만 사람의 입을 움직이는 것은 마음이기 때문이다.
마음을 먼저 열면 “미안하다”는 표현도 그리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다.
타인을 향해 날아가는 나의 진심 어린 메시지들은 머리가 아닌
가슴에서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에 의해 더 빨리 반응함을 명심하자.
그러고 보면
향기로운 꽃보다 더 진하다는 사랑
누구라도 사랑은 아무나 (한다고) 하나
사랑은 봄비처럼 포근 할 수도 있고
사랑은 눈물의 씨앗이 될 수도 있으며
기울어가는 달보며 타는가슴 달래야 잠잘수 있다고
오만가지 사랑사랑 사랑타령 해 보지만
사랑은 언제나 금방 목마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니
사랑은 오래 참고 온유하며
진리와 함께 기뻐하고 참으며
모든 것을 믿고 바라며 견뎌야 한다.
왜냐하면 우린 사랑없인
죽은 목숨이며 하루도 살수 없기 때문이다.
"추" 그동안 1438동기회에 틈틈히 올렸던 글중
지난달의 것 하나를 여기에 재탕해서 올립니다.
임 금윤 | 지난 겨울추위에 그렇게 함께 떨던
나의 가게앞 배나무꽃이 드디어 피어나서 오늘따라 저리도 밝고 환하게 웃고 있는지 우리도 저렇게 마음을 열고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를 하면 얼마나 아름다울까 해서 저의 헛소리 한 대목을 뽑아 올려보았읍니다. 이 한마디가 그렇게 어려운 일일까요 ? 10·04·05 14:31 삭제 |
임 금윤 | 그때 손선배님이 즉시 화끈하게 미안하다고 한 그 한마디가
이 주제의 사나이다운 멋있는 전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참으로 많은 이들이 참고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설사 상대방 탓이라고 해도 자신을 배배 꼬는 것도 다 자신의 부덕에서 온 것이기도 하거니와 혹 맺힌게 있는 분은 이 호시절에 이제 다 풀고 지냅시다. 욱하는 급한 성질에다가 자존심도 엄청 강한 탓에 한국사람이 일본사람보다 이웃간 송사가 인구비례 150배나 많다고 하나 또 한국인의 장점인 감성이 풍부함을 살려 누구하나 썩은 자존심 접고 미안하다고 진심으로 한마디 하면 금방 풀어지는 좋은면도 없지 않습니다. 참으로 날씨 좋고 향기로운 계절입니다. 10·04·06 15:35 삭제 |
김병지 | 오래간만에 여기와보니 임동문이 옮은말을 구체적으로 잘 해놓았다. 사람과의 사이에
오해를 푸는데는 아무 꾸밈없이 "내가 잘못했다.내가 직일놈이다"고하면 다 해결이 되드라. 그런데 체면 따지고 뭐 따지고하면 이말이 차-암 어렵다.(지난번 고맙다) 10·04·09 20:29 삭제 |
임 금윤 | 잘 돌아가셔서 항상 잘 지내시리라 믿는 가운데
참으로 오랫만에 선배님을 여기서도 뵈옵습니다. 오셔서 어려운 결단과 행동을 보여주시고 잘 해결 해 주신 듯하여 저도 기분이 좋습니다. 하여 저도 이런 주제를 감히 올려보는 건방을 떨어 보기도 합니다. 작은 양보 이것이 우리 인생에 이렇게 어려운 문제 일런지도 모르겠읍니다. 그러나 조금만 양보하면 아주 불가능한 일이 아니기에 그래도 우리는 항상 희망이 있는 것입니다. 대중가요가사처럼 잘나도 한세상 못나도 한세상인데 마치 나는 영원토록 살 것 같은 제 잘난 착각속이라 해도 몇번이나 더 맞이 할지도 모를 참으로 아름다운 호시절입니다. 선배님도 항상 건강하십시요. 10·04·10 13:53 삭제 |
손영철 | 전영숙 선배님 제 부탁을 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10·04·20 08:59 삭제 |
김기정 | 사랑은 아무나 하나? 고 사랑 때문에 그 난리를 쳤나보다. 이젠 사랑 같은 건 하지 마세요.
큰일 나겠습니다. 임금윤 동문 참 오랬만입니다. 그간 몸도 않좋고, 대인관계를 절제 해온 터라 만날 기회가 없었습니다. 언젠가 만날 때 한 번 크게 웃어 봅시다. 10·04·21 19:55 삭제 |
임 금윤 | 참으로 사랑은 오래 참고 온유하며
진리와 함께 기뻐하고 믿고 바라며 견디다 보니 이런 호시절도 만납니다. 귀담 선배님의 환향을 저도 금의를 같이 입고 크게 환영하는 바입니다. 조만간 크게 한번 웃기를 기다리면서........ 10·04·22 09:37 삭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