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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새해를 맞으며

2014.12.31 20:33

목향 Views:3719

사소함에서 보석찾기

-2015년을 맞으며

 

정 목 일

 

새해 아침을 맞곤 하지만, 인간은 하루살이에 불과하다. 하루가 모여서 일 년이 지나가는 데 불과하다. 새해의 해가 뜨고 지는 게 아니라, 하루의 해가 뜨고 지는 것이다. 새해 아침의 해돋이를 보고서 일 년의 명세와 다짐을 할 게 아니라, 아침마다 하루를 어떻게 온전히 의미의 삶으로 장식할 것인지 다짐해야 한다. .

해돋이를 볼 때처럼 가슴에 전율을 느끼며 하루를 시작하고, 지는 해처럼 장엄하게 하루를 장식하여야 한다. 인간은 하루씩을 살아가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

 

수필을 쓰면서 느낀 것은 사소함이다. 누구나 화려하고 빛나고 위대한 인생을 살길 바라지만 나의 하루는 대개 평범함, 보통, 사소함 속에 있었다. 언제나 기적, 성대. 위대. 화려, 황홀을 꿈꾸었지만 그런 일이 뜻밖에 눈앞에 다가오지 않았다. 한 걸음씩 한 걸음씩 다가가서 자신의 가슴으로 안으려 하지 않고, 언젠가 신이 나에게 성공과 기적의 꽃다발을 안겨줄 것으로 생각하고 은근히 기다리고 있었지 않았는가. 자신의 땀과 노력으로 얻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막연한 행운과 기대만으로 세월을 보낸 시간 낭비자가 아니었던가.

평범한 삶으로 빚어내는 일상은 초라해 보인다. 따분하고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빛나고 흥미로운 인생이길 바라지만, 하루의 삶은 대부분 사소하고 평범함 속에 지나가고 만다. 이런 삶을 보고서 짜증을 내기도 한다. 고대하던 기적과 특별함이 눈앞에 얼씬거리지도 않음을 느끼면서 무력감에 빠져들기도 한다.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은 하루’ ‘일 년에 대한 분석력과 삶에 대한 해석력을 터득해 가는 과정이 아닐까 한다. 아무리 기다려도 신이 행운의 꽃다발을 나에게 안겨주지 않는다는 것을 점차 깨닫게 된다. ,기적, 축복이런 것들은 신의 하사품이 아니라는 것, 오로지 자신의 땀과 성실로써만 이룰 수 있는 노력의 대가라는 것을 터득하게 된다.

비범함, 특별, 기적보다는 일상의 평범함, 무변화가 행복을 이루는 요소임을 알게 된다. 병원의 환자 신세가 돼보아야 건강이 얼마나 행복함의 원천인 줄 알게 된다.

 

수필은 빛나거나 화려하지 않지만 정갈하고 정답다. 인간은 일회성 일과성에 불과한 존재이다. 인간이 얻은 그 어떤 것들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만다. 인간의 유일한 영원장치는 기록뿐이다. 수필쓰기는 자신 삶의 발견과 깨달음을 꽃 피워내는 영원 작업이 아닐 수 없다. 나이가 들수록 수필을 쓰는 일이 예사롭게 여겨지지 않는다.

 

수필은 삶의 온정과 그리움을 안겨준다. 수필쓰기가 인생에 대한 깨달음의 길임을 알려준다. 자신이 행복해야 타인에게도 행복감을 줄 수 있다. 마음에 평화, 얼굴에 미소, 육체에 건강이 있길 노력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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