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壁에 기대어

2014.07.07 18:20

귀담 Views:2565

壁에 기대어 


죽음의 색깔은 어둠이라 하였던가

직립으로 다가서는 어둠의 장벽을 내 육신은 넘어서지 못할 것이다.

어디선가 흐느낌으로 다가오는 그림자들 속으로

내 방황의 흔적들을 벗어 버리고 작별의 의미도 모른체 떠날 것이다

허울벗듯 무거웠던 육신을 단 한번의 기침 소리로 뛰어 넘고

이승의 내 발자국에 고이는 눈물이여! 푸른하늘이여!

나의 빈 껍데기 벽에 기대어 허우적 거릴때

고요히 잠든 영혼인들 어이 날 알아 보겠는가

침묵을 사랑하였어라 눈물을 사랑하였어라

별 하나가 하늘벽에 박혀 보석처럼 빤짝이듯

그리움의 높은 천정을 바라보내 눈망울도 반짝이는가

문으로 어둠이 청록의 삶을 뿜어 들인다.

잠시 환상의 언덕을 넘어 내 숨소리 가슴 가득 벅차 올때

그대여 잊지 마시게,  깨알처럼 쓴 묵필의 시간을 기억해 주시게나.

깜깜한 어둠 속에서 작은 가로등 하나 길을 밝히듯

명멸하는 시간 속에서 나의 시가 내 걸어온 길을 밝혀주리라.

쪼그린 무릎사이로 푹 고개를 묻고 건져 올린 내 작은 시는 

나의 기도이거나 덧난 상처의 진물이 되리라.


No. Subject Author Date Views
165 오류선생전 / 도연명 (陶淵明) file 귀담 2014.03.16 3602
164 손자손녀 이름 짓기 [8] 귀담 2015.11.29 3595
163 디즈니랜드에서의 하루 [2] 목향 2014.12.11 3590
162 방준재의 <鄕愁 > [7] 귀담 2015.03.08 3584
161 하루에 대한 경배 [1] 목향 2014.11.22 3567
160 차 한 잔 [1] 목향 2015.05.08 3547
159 청솔나무의 그리움 / 귀담 [2] file 귀담 2015.10.25 3526
158 백령도 해변에서 [2] 목향 2014.12.11 3522
157 영혼 피리 [1] file 목향 2014.12.30 3477
156 새옹지마 塞翁之馬 file 귀담 2013.04.21 3433
155 유백 [2] 목향 2015.07.06 3411
154 피리를 불면 / 조지훈 file 귀담 2013.04.21 3393
153 토론토에서 온 편지 file 귀담 2013.06.15 3392
152 논개- 동영상 귀담 2013.07.09 3332
151 문인의 길 [2] 목향 2015.11.23 3271
150 봄이오는 길목 -- 한글서예 판본체 [2] file 귀담 2016.02.02 3225
149 친구 집에서 file 귀담 2013.12.26 3224
148 일본 <새빛 미나꼬> 쓴 나의 <호박꽃> 시 귀담 2013.05.22 3186
147 마음꽃 피우기 [2] 목향 2015.10.13 3183
146 서법강좌 -- 田英章(中國) 귀담 2015.12.28 3182
145 난초와 매화 / 알파고: 이세돌 바둑대결 [3] file 귀담 2016.03.03 3150
144 배호 노래 감상 [3] 귀담 2015.10.31 3126
143 푸르른 날 / 서정주 욱필 시선 중에서 file 귀담 2013.05.10 3106
142 11월 [6] 목향 2015.10.25 3085
141 나팔꽃 일생 [2] file 목향 2015.10.15 3068
140 가을 산 단풍구경 [1] file 귀담 2015.10.11 3056
139 12월의 편지 [1] 목향 2015.11.20 3052
138 귀옛말 [1] file 목향 2015.11.15 3026
137 시계바늘 나무의 꿈 [2] file 귀담 2015.11.07 3018
136 겨울밤 [2] 귀담 2015.12.19 3011
d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