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5.03 20:35
별을 노래한다
나의 시에는 별이 있어야 한다.
별 없는 나의 시는 리듬 없는 노래요
사랑 없는 추억이다.
지난 여름 뒷마당에 앉아 개똥벌레들의 춤사위를 보면서
어둠 속에 빛나는 광활한 우주속의 별들과 함께 논다고 상상해 보았다.
인간의 과학으로는 미칠 수 없는 곳에서 일어나는 별들의 신비한 활동이
바로 숲속에서 일어나는 개똥벌레의 불꽃놀이와 같을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무더운 여름밤의 한때를 행복한 상념으로 보낼 수 있었다.
별은 수많은 시인 묵객들의 동경의 대상이요. 상상과 꿈의 날개가 되어
영감을 불러 일으키고, 시적 자양분을 제공해 왔다.
인간은 별에 갈 수 없다. 죽어야만 간다.
아니 죽어서야 가는지, 죽어서도 가지 못하는지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문학인이나 그림을 그리는 묵객들은 상상한다.
살아서는 갈 수 없는 곳에, 죽어서는 갈 수 있는 곳
그 곳이 별이라고 생각한다..
별에 심취한 시인 엘리어트나 별을 죽도록 사모한 화가 고흐나
모두 별을 통해서 영감을 얻고 불멸의 작품을 남겼다.
창세 신화에 의하면, 태초에 해와 달은 각각 두 개씩이였다.
그런데 미륵님이 달 하나를 떼어 북두칠성과 남두칠성을 만들고,
해 하나를 떼어서는 큰 별과 잔별들을 만들었다.
잔별들은 백성을, 큰 별은 임금과 대신들을 상징한다.
만물의 창생과정에서 인간적 의미와 짙게 결부되는 별에 관한 이야기는
중국의 반고 신화에서도 발견된다.
태초에 음양이 갈라져서 하늘과 땅이 될 때, 그 음양이 중화된 싹이
반고라는 사람이 되었는데, 반고의 죽은 몸은 온갖 만물로 변화한다.
그의 두 눈은 해와 달이 되고, 머리카락은 하늘에 흩어진 별들이 된다.
이와 같이 별은 아득한 어둠 속에서 상상의 질료로 반짝이고
의식의 판타즘으로 영감을 불러 온다.
별 하나에 내 그리운 추억이
별 하나에 내 유년의 친구들 모습이
별 하나에 내 누이의 모습이
별 하나에 내 어머니의 사랑이
아!~ 별 하나에 내 가난한 삶의 이야기가 묻어 있다.
밤 하늘을 찬란하게 수놓는 촛불같은 별들과
연소와 질주를 끝내고 궤도에 묶여 있는 정지한 별에서 별에로의
꿈과 상상력을 넓히며 오늘도 나는 별을 노래하는 것이다.
빈센트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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