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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류선생전 / 도연명 (陶淵明)

2014.03.16 04:54

귀담 Views:3602

오류선생전 (五柳先生傳) /  도연명(陶淵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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先生不知何許人  亦不詳其姓字  宅邊有五柳樹  因以爲號焉


間靖少言  不慕榮利  好讀書  不求甚解  每有意會  便欣然忘食


性嗜酒  家貧不能常得  親舊知其如此  或置酒而招之


造飮輒盡  期在必醉  旣醉而退  曾不客情去留


[ 선생은 어디 사람인지 알지 못한다. 또한 그 性字를 자세하게 하지 않는다.

집 부근에 오류수가 있는데 그것으로 호를 삼았다.閒靖하여 말이 적고,

榮利를 따르지 않으며, 책을 좋아하여 읽어도 심하게 풀이를 구하지 않는다.

뜻에 맞는 일이 있을 때마다, 흔연히 식음을 잊는다. 술을 좋아 하지만

집이 가난하여 항상 얻을 수는 없었다. 친구가 그의 사정을 알고, 置酒하여

그를 부르면 와서 마시되 파하기까지 하며, 期함은 반드시 취하는데 있다.

이미 취하여 물러 갈 때는 일찍이 情을 去留함에 인색하게 하지 않는다]



[해설]


先生不知何許人 :  선생은 어디서 온 사람인지 알지 못한다

亦不詳其姓字     :   또 그 성도 자도 자세히 모른다.

宅邊有五柳樹     :   다만 집 근처에 다섯 그루의 버드나무가 있으므로

因以爲號焉         :   오류선생이라 호한 것이다.

間靖少言             :   마음이 고요하고, 편안하며 말이 적은데

不慕榮利             :   명예나 이익을 바라지 않는다.

好讀書                 :   책읽기를 좋아하다

不求甚解             :   억지로 그 뜻을 해석하지 않는다.

每有意會             :   마음에 꼭 맞는 것이 있을 때 마다

便欣然忘食         :   너무 기뻐서 식음도 잊고 책을 계속 읽다.

性嗜酒                 :   천성이 술을 좋아하다.

家貧不能常得     :   집이 가난하여 항상 술을 마실 수는 없었다.

親舊知其如此     :   친구들이 이런 것을 알고

或置酒而招之     :   이따금 술자리를 만들어 그를 부르곤 하였다.

造飮輒盡             :   와서 술을 마실 때는 남기는 것이 없다. <조음첩진>

期在必醉             :   그기에 있는 동안 반드시 취하곤 했다.

旣醉而退             :   잔뜩 취하면 미련없이 물러났다.

曾不吝情去留     :   가고 싶으면 가고 머무러고 싶으면 머무는 것이다.


★何許人 :  어디 사람. 許는 장소를 말함.  출신과 성명을 모름.

★閒靖 : 마음이 고요하고 편안한 것. (靖은 꽤할 정)

★不求甚解 : 억지로 그 뜻을 해석하려 하지 않음.

★置酒 : 술자리를 마련하는 것.

造飮輒盡 조음첩진 : 남김없이 마시다. 輒문덕 첩.

★不能常得: 언제나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期: 목적으로 하다.

★旣 醉 기취 : 이미 취하다.

不吝불린 : 인색하지 않음. 사양하지 않음. 吝: 아낄 린.






環堵蕭然  不蔽風日  短褐穿結  簞瓢屢空  晏如也


常著文章自娛  煩示己志 忘懷得失 以此自宗.


환도소연(環堵蕭然)하여 풍일(風日)을 가리지 않고,

단갈(短褐)을 천결(穿結)하고, 단표(簞瓢)는 자주 비어도 안여(晏如)하다.

항상 문장을 저술하여 스스로 즐거워하고, 자못  자기의 뜻을 표시하여

생각을 득실(得失)에 잊는다. 이로써 스스로를 끝마치는 것이다.



<해석>

◆環堵蕭然  환도소연  :  환도는 작은 방. 소연은 쓸쓸하고 황량한 모양을 말한다.

◆不蔽風日   불폐풍일 :  바람과 햇볕조차 가리기 어려운 정도.

◆短褐穿結   단갈천결 :  단갈은 짧은 조모로 짠 천. 천결은 궤매는 것.

◆簞瓢屢空   단표누공 :  단은 대로 엮은 밥을 담는 그릇. 표는 표주박 그릇. 누공은 자주 빈다는 뜻.

◆晏如也       편안하게 지내는 것. '안여'는 편안하게 지냄.

◆頗示己志   파시기지 :  파는 비뚤어지다. 자신의 의지하고는 상관없이 산다는 뜻.

◆忘懷得失   망회득실 : 성공이나 실패 따위를 생각하는 것을 잊음.

◆以此自宗.  이차자종 : 스스로 제멋대로 일생을 지냄.



贊曰  黔婁有言  不戚戚於貧賤  不汲汲於富貴  極其言 玆若人之躊乎


觴賦詩  以樂其志  無懷氏之民歟  葛天氏之民歟.


찬에 이르기를, 검루(黔婁)가 말한 바 있으나, 빈천에 척척하지 않고,

부귀에 급급하지 않는다 하였다.

그 말을 궁극하면 이와 같은 사람의 친구라 할 것인가.

감상하여 시를 지어 그 뜻을 즐겁게 한다.

무회씨의 백성인가,

갈천씨의 백성인가.



<해석>

◆贊曰                찬왈  ~  찬에 이르기를 .   찬이란 전기 뒤에 붙여 칭찬하는 말.

◆黔婁有言         검루유언 ~ 검루의 아내 이야기. 검루는 청렴결벽한 은사.

◆不戚戚於貧賤  불척척어빈천 ~ '척척'은 걱정하는 모양. 가난하고 천한 지위에도 걱정하지 않고.

◆不汲汲於富貴  불급급어부귀 ~ '급급'은 쉬지 않고 노력함. 부귀를 위해 쉬지 않고 노력하지 랂음.

◆極其言             극기언 ~ 그 뜻을 철저하게 추구해 가면.

◆玆若人之躊乎  자약인지주호 ~ 이와같은 부류의 사람일까.


◆酣觴賦詩          감상부시 ~  '감'은 술을 마시면서 즐거워 하는 것. '상'은 술잔.

以樂其志           이락기지 ~  '락기지'는 자기 마음을 즐겁게 하는 것.

◆無懷氏之民歟   무회씨지민여 ~ 태고적 제왕 때의 무회의 백성. 소박하고 순수한 백성을 뜻함.

◆葛天氏之民歟    갈천씨지민여 ~ 태고 때 제왕 갈천의 백성, 소박하고 순수한 어진 백성.을 뜻함



<해설>과 <감상>


이 글은 도연명의 자서전적인 글이다.

도연명의 자화상이라고 할 오류선생의 풍모는

그가 이상으로 삼는 인격이기도 하다.

그는 자신이 무위자연, 허식이 없는 인간 태고적 무희씨나 갈천씨의 백성이라 말한다.

소위 요새말로 '법 없어도 살 사람' 이다. 태고순박한 백성됨을 소망한다.

그의 詩에 < 5~6월 산들바람 불어오는 북창아래 누우면 스스로 희왕 때 사람>이라고 하였다.

이태백을 <적선인>이라고 부르듯. 도연명은 < 무희갈천인>이라고 불러야 할까.

그가 남겨 놓은 명품시와 함께  <오류선생전>을 깊히 공부해 본다.

참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 도연명. 겸손이 지나쳤을까.

세상 사람들에게 <귀거래사>라는 말을 유행시킨 시인!

진시왕의 폭정에 못 이겨 깊은 산속으로 피신한 < 산상사옹 >이 있듯이

도연명은 <도화원기>라는 이상세계를 제시하며, 권력에 염증난 세상 사람들을

따뜻하게 보듬은 시인이기도 하다.

우리는 그의 명작 시를 통해서 고전의 아름다움과 불멸성을 체험하게 되는 것이다.


<귀거래사> 노래 한 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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