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2.09 06:58
면앙정잡가( 免仰停雜歌 ) / 송순(宋純 : 1493~1583)
십년을 경영여 초려삼간 지내여니
나 간 간에 청풍 간 맛져두고
강산은 들일 듸 업스니 둘러 두고 보리라.
<明月入戶尋幽人 명월입호 심유인~
밝은 달은 깊은 곳에서 고요히 사는 사람을 찾아온다>
십년을 애써서 조그마한 오두막을 지어 놓으니
내가 한 칸 차지하고 달이 한 칸,
그리고 맑은 바람에 한 칸을 맡겨두고,
강과 산은 들여 놓을 데가 없으니
밖에 둘러 두고 보겠노라.
우리 선조의 멋진 弄風迎月의 시 한 편 올립니다
작자 송순은 이조 명종 때 문과에 급제하여
주문사로 명나라에 다녀온 인물이다.
자는 수초, 호는 면앙정이다.
만년에 고향 담양 면앙정으로 내려가 많은 가사문학 작품을 남겼다.
- 한국 고전 속의 정형시조의 멋 -
한국의 고전 속에는 개인과 시대와 지역을 초월한 넓고 깊은 한국인의 사상이 담겨져 있다.
일시적인 유행사조가 아니라 끊임없이 반복되어 나타나는 집단적 의식세계를 담고 있다.
시대와 관계없이 깊은 공감대를 나눌 수 있는 골목방이 우리의 고전이요. 선조들이 두고 간
문화유산이다. 나는 우리 선조들이 남겨 놓은 작품을 통해서 삶의 지혜를 배우고,
세상을 바라보는 바른 눈을 가지기 위해서 고전작품을 탐독한다.
특히 우리 선조들이 쓴 시조문학은 오늘날의 현대 시문학으로 발전한 원형이며
분화의 원천이 되었다.
시조의 정형은 3장 4음보격. 45자 내외로 된 비연시로서의 3행시이다.
즉 시조는 초장 중장 종장이라는 형식을 취한 3행시로서
기본 율격은 우리말의 음절과 호흡에 가장 잘 맞는 음수율인
3-4-3-4조 또는 3-4-4-4조이다.
초장에서는 시상을 일으키고, 중장에서는 초장의 시상을 부연 발전 계승시키고,
종장에서는 시상을 마무리 짓는 논리적인 형식이라 하겠다.
초장과 중장의 율격은 동일하나 종장의 율격은 독특하여 첫 구는 3음절로 통일 되어 있다.
즉 종장의 형식은 3-5-4-3로 두 번째 음수율은 <2+3=5> 혹은
<3+3=6>으로 반드시 지키고 있다.
손에 가시를 들고 손에 막들고
늙 길 가시로 막고 오 백발 막로 치랴니
백발이 제 몬져 알고 즈름길로 오더라.
-- 우탁의 탄로가--
구름이 무심 말이 아도 허랑하다
중텬에 이셔 임의로 이면서
구타야 광명 날빗 라가며 덥니
-- 이존오의 은유시 --
우탁의 탄로가는 인생 늙음을 한탄하였고, 이존오의 은유시는 신돈을 비방함으로써
스스로 죽음의 길을 자초한 시조이다. 같은 형식의 시를 남겼지만 주제는 판이한
것을 알 수 있다. 이처럼 우리 선조들은 시를 통해서 삶과 인생을 이야기하고,
정치를 이야기하고, 자연을 즐기며 仙人의 삶을 노래한 것이다.
이황, 이이, 서경덕, 정철, 윤선도 등의 한국의 멋진 풍류와 낭만의 시는 우리의 혈맥 속에
따뜻한 감흥을 불러 일으켜 준다.
도산십이곡, 고산구곡가, 오우가, 훈민가,어부사시가 등 한국가사문학을 수 놓은
고시조를 읽는 재미를 무엇에 견주겠는가.
조식이 지은 시조 한 수를 감상하며 이 글을 마친다.
유명한 시조 <삼동에 베옷 입고 암혈에 눈비 맞아>를 지은 그는
이조 중종 때의 시인이다.
그는 지리산을 금수강산의 무릉도원으로 노래하고 있다.
頭流山 兩端水를 녜 듣고 이제 보니
桃花 은 물에 山影조 잠겻셰라
아희야 武陵이 어듸오 나 옌가 노라
지리산의 명승인 양단수는 쌍계사를 중심으로 두 갈래로 흐르던 물이
합치는 곳이다. 여기서 지리산을 듀류산이라 일컽는 것은 백두산의 산줄기가
이곳까지 뻗쳤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이 작품은 중장에서 묘사한 것처럼 복사꽃이 져서 물 위에 떠내려 가고
웅장한 산의 그림자가 물 위에 서린 이중의 이미지는 청화옥상이며
자연의 삼매경에 흠뻑 젖은 시인이 아니면 묘사할 수 없는 절창의 시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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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편씩 옛시조를 암송하면 암기력에도 도움되고,
정서생활에도 참 좋은 것 같다.
국민학교 3학년 때 시조 150수를 외운적이 있는데,
고희에 다시 고시조 외우기를 시작했다.
목표는 200수. 우리 역사에 기록된 옛시조가 2000수 정도라니
그 중 10%를 암송하게 된다.
우선 핸드폰에 입력하여 외우고 있다.